[스크랩] 먼저 한 대보름 달맞이(`06.2.11)
대전계족산(鷄足山)이른 보름달 맞이
오늘(토) 갑자기 달맞이 가자는 긴급 제안이 왔다. 잠시 망설이다 바로 OK다
사실 난 오늘 저녁 모처럼에 가족과 함께 찜질방을 가기로 했었는데 .......
저녁을 대충 해결하고 물만 달랑 챙겨서 19시40분 탄방동 로데오타운앞 약속장소로 향한다.
이미 달은 내일이 대보름 이라지만 벌써 완전한 둥근달이다.물론 하늘엔 구름한점 없는 별과
달만의 세상이고, 기온 또한 넘 춥지 않은 측면 지원이다.
기사님이 잠시 길눈이 어두워(길치)서 왔다 갔다를 몇번 하고서야 겨우 만나서 여기저기
들려서 송촌동 선비마을4단지 옆에 도착하니 20시가 조금 넘는다.
달맞이는 음력 정월 보름날 땅거미 질 무렵 횃불을 켜들고 산이나 들로 나가 달이 뜨기를
기다렸다가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빌거나 농사일을 점치는 풍속. 한자어로는 영월(迎月).
망월(望月)이라고 한다.
대보름날은 달이 솟는 것을 남보다 먼저 보는 것을 길한 것으로 여겨 서로 앞을 다투어
산에 올라간다. 동쪽 하늘이 붉어지고 보름달이 솟을 때 횃불을 땅에 꽂고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제각기 기원한다. 그러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믿었던 것이다.
또한 대보름 날 보름달을 보고 1년 농사를 미리 점치기고 하는데, 달빛이 희면 비가 많고
붉으면 가뭄이 들며,달빛이 진하면 풍년이 들고 달빛이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또
달이 남쪽으로 치우치면 해변에 풍년이 들 징조이고, 북쪽으로 치우치면 산촌에 풍년이
든다고 한다.
오늘 코스는 선비마을4단지옆-옥류정-절고개-임도3거리-임도-장동(산디마을 뒤)-계족산성-
능선-절고개-옥류정-선비마을4단지 "원점회귀" 다.
출발장소에서 본 둥근 달 날씬 넘 좋았는데 사진실력이 영......
마을 앞 느티나무.... 벌써 누군가가 촛불기도 하셨군요
주변은 달빛에 의해 랜턴을 키지 않아도 될 정도로 길이 또렸하게 보인다.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니 마을 입구엔 엄청 오랜된 느티나무가 딱 버티고 어딜 가냐고 묻는다."예 계족산 달맞이 하러
갑니다" 라고 신고 후 인근 구멍가게에서 맑은것과 텁텁한 도깨비물 하나씩 산다. 헌데 좀 비싸다.
이 길을 몇년만에 오니 주변및 길이 많이 변했다.마을을 지날땐 멍멍이만 간혹 "멍~멍 할뿐 인기척
없는 길엔 가로등 불빛이 눈에 반사되어 흰 양탄자를 덮어 놓았으니 그냥 사쁜사쁜 걷는다.
오른쪽 얕은 계곡의 얼음속 물 흐르는 소리가 그야말로 정겹게 들리니, 이 겨울이 아무리 길다지만
조만간 봄 앞에 두손들어 항복 하겠군아...
아스파트 포장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한적한 옥류각엔 불빛만 새어나온다.
옥류각 앞 보호수인 향나무
옥류각은 1639년 동춘 송준길선생이 34세에 지은 건물로 "계족산에서 솟아나 옥같이 흐르는 물
위에 누각을 세웠다" 하여 옥류각이라 한다. 동충은 이곳에서 우암 송시열등 당대 석학들과 학문을
연마 하던 곳 이라 한다.
이런 내용이 있네요..... "천년만년 산악인의 건강을 지켜주세요 산불조심"
옥류각 위 돌탑
돌탑군을 지나고 약수터를 지나 잠시 뒤를 보니 대전시내 야경이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해 놓은
것 처럼 "형형색색" 온갖 멋을 다 부린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대전야경
잠시 야경에 빠져보니, 왜 ! 진작에 이런 멋진 눈요기를 보지 못했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답은 미처 상상을
못했다. 하지만 앞으론 종종 시간을 만들어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오르는 길은 흙이 살짝 얼어서 걸을때 마다 사각사각 노래를 하니 금새 절고개다.
절고개에서 내려다 보는 대전시내 야경은 앞이 확 트여서 저 멀리 보문산까지 조망된다. 연신 감탄사가
여기 저기서 아 하~아 하 한다. 하지만 낮엔 모두들 무엇이 그리 바쁘고, 시끌벅적 했을텐데, 지금은 모든
것이 정지된 느낌이다.
뒤론 대청댐에 비친 가로등 빛이 노오란 황금색 으로 변해, 고요함과 정막감이 여기 저기로 둥둥 떠다닌다.
절고개에서 야경을 실컷 구경하고, 준비해간 막걸리 한잔하니, 세상에 부러울것이 하나도 없다.
조촐 하지만 이 야밤에 먹는 쭈꾸미에 막걸리 한잔 맛은 아무도 몰라요....쭈꾸미 잘 먹었습니다.
천개동 방향 임도의 한 무리 등산객을 뒤로하고 임도를 걷는 발 걸음이 한결 가볍고, 좌측 야경을 친구
삼아 이런 저런 이야기로 한결 분위기가 고조된다. 임도는 조그마한 자갈을 깔아 놓아서 간혹 얼어있는
얼음에 미끄러지지 않아 걷기에 좋다.
임도3거리를 지나니 주변엔 지난번 내린 눈이 그대로 인듯 제법 많이 쌓여있고, 임도엔 눈이 다져저서 또
다른 세상이다. 장동 방향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한기를 느끼지만, 바람속엔 어딘가 모르게 봄내음이
나는 듯 한다
임도3거리 지나서.....여긴 아직 한겨울 입니다.
주변은 온통 둥근달빛에 반사되어 백야(白夜)의 세상이다. 나무가지에 살짝살짝 가린 달의 모양이 마치
만물상을 연상케 하니, 그 예쁜모습에 홀딱 반해버린 무수한 별들이 밝게 빛을내며 서로 꼬드긴다.
장동 위 임도에서 계족산성 들머리 입구의 안내판
임도에서 계족산성 오름길은 녹은 눈이 얼어 무척 미끄럽다. 몇번을 미끄러지고, 어~허 의 소리를 내니
계족산성 정상이다.
오름길 본 계족산성
계족산 정상 안내판
계족산성 유래
계족산성(鷄足山城)-관방유적 사적 제355호
계족산 정상부에서 북동쪽으로 길게 발달된 능선을 따라 약 1,3km 지점에 있는 봉우리(431m)위에
축조되어 있다.
산성에서 보면 동쪽으로 대청호 건너편으로 충북 옥천군이 ,북동쪽으로는 충북 보은군 지역이
바라다 보인다. 성의 둘레는 약 1,037m로 대전지역에 소재한 30여 개소의 산성 중에 가장 규모가
큰 테뫼식 석축산성이다. 성내의 지형은 서쪽이 높고 동쪽이 낮은 서고동저의 형상을 하고 있다.
성의 축조 방식은 두 가지 방식에 의해 매우 견고하게 축조되었다. 그중 하나는 자연석을 이용한
내탁기법(內托技法)에 의한 방식으로, 서벽,동벽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또 하나의 축조 방식은 협축기법(夾築技法)인데 동벽 및 북벽.서벽과 남벽 일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성은 백제가 망한 직후에도 백제부흥군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되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의
하면 당시 백제 부흥군의 요충지인 옹산성과 우술성을 함락시키는 기록이 있다
계족산성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또 다른모습 주변은 잠시 쉬는 듯 하지만 고속도로의 차들은
저마다 양쪽 눈에 불을 켜고 무엇이 저렇게 바쁜지 씽씽 잘도 가고 오고 한다.
시간이 21시30분이 넘어간다. 정상 아늑한 곳을 찾아 오늘의 주 행사인 소원빌기.... 올 한해도
나의가족 건강과,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모든이에 안산 즐산을 빈다.
아직 따지않은, 맑은도깨비를 거내고, 아껴놓은 안주로 한잔하니 속이 짜릿하다. 이 주변은
우리뿐 아무도 없다. 이 짓을 남들이 하라고 하면 죽어도 못한다 할 것이다.
정상에서 마무리는 따끈한 커피로 하고 능선을 따라 하산이다. 여기도 군데군데 얼음이 있어 조심
조심 살금 살금 걸으니, 걸음짓이 영 폼이 안난다.
절고개의 앙증맞은 눈사람
절고개를 거쳐 옥류각, 마을을 지나 차량위치로 "원점회귀"하니 23시30분이다. 처음해본 근교 야간산행
정말로 뜻있고 보람된 산행이었다.
회원여러분! 야간 산행은 또 다른 묘미가 있네요? 시간내어서 한번 도전해 보세요???
끝까지 읽어주시고,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산과숲<안 용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