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백두대간 제1회차(여원재~복성이재)산행기(`05.4.17)
백두대간(여원재 - 복성이재) 산행기
(제1회차)
◎ 일시 : 2005. 04. 17(셋째주 일요일)
◎ 교통 및 참석인원 : 관광버스, 26명
◎ 날씨 : 너무 맑음
◎ 산행코스
여원재(09:10출발) - 고남산 - 유치재 - 매요마을 -
이실재(88고속도로) - 697봉 - 새맥이재 - 복성이재
◎ 도상거리/총 산행시간 : 17.5㎞ / 약 8시간
- 설래임 속에서의 첫 백두대간길 -
몇칠 전부터 백두대간 산행에 도전 한다는 기대감 보다는 과연 내가 무사히 종주 할 수 있을까 매일매일 걱정을 하던 중
4월16일 23시경 내일 안전산행을 위하여 잠자리에 들었으나 영 잠을 이룰 수가 없어 자는둥 마는둥 하다 새벽5시경에 일어나 배낭을 챙겨 6시20분경 충남고 정문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몸을 맡기니, 버스는 시민회관을 경유 대전 나들목을 07시경에 오늘 산행회원 26명의 산님을 태우고 고속도로 주변 봄꽃의 향기를 맡으며 08시50분경 지리산 나들목을 빠져나온 버스는 여원재로 향하고 주변 들녘은 어느새 농사준비로 한창인 어느 시골마을을 지나 멋들어지게 핀 벚꽃 및 간간히 핀 개나리 향기에 취하면서 어느덧 우리는 남원으로 넘어가는 24번 국도상의 여원재에 도착....
회장님 및 회원님들과 함께 백두대간종주 프랑카드를 배경으로 멋진 기념촬영. 산님이라면 누구나 꼭 한 번쯤은 도전하여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곧 완주의 매력이 아닌가 ?
여원재. 길가에 “雲城大將軍”이라 새겨진 돌비석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정확한 의미가 무었일까? 잠시 고민하다 등산화 끈을 조여 매고 백두대간 여원재 이정표 옆 작은 등산로(소로)에 들어서니 크지 않은 소나무 숲이 울창하며, 간간히 활짝 웃으며 어서 오라고 진달래가 제일 먼저 우리 일행에게 인사하고 안전산행 즐거운 산행하라고 속삭입니다.
한 10여분 오르니 선두팀(김 부회장님, 한 산악대장님외)은 어느새 우리들 시야에서 사라진 듯 보이 질 않아 잠시 길을 찾다 선두팀의 목소리를 듣고 길을 잘못 잡았구나 ! 생각하고 소리 나는 쪽으로 향하니 지금껏 여러 산행 선배님들이 지나가신 흔적인 “백두대간리본”을 안내자로 길의 방향을 잡고 걱정반 기대반으로 열심히 따라가지만 아직은 그저 작은 야트막한 야산을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오르막이 있으면 오르고 내리막이 있으면 내려가길 몇 차례....어느덧 이마와 등에는 몇칠전에 먹은 알콜끼가 빠져 나오는지 온 몸에요동을 치듯이 구슬땀이 펑펑 솟는 것이 아닌가? 헌데 갑자기 눈앞에 그다지 높지 않은 암벽이 길을 막고 있다. 다행히 암벽에는 줄이 있어 줄을 당겨 오르니 여기가 바로 1차 관문인 고남산 정상(846,5m), 이곳은 아마도 남원이나 운봉의 산님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인지 매우 깨끗하고 정상부가 좁은 바위산 이다
정상에서 오른쪽 맑은 하늘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남원시 운동읍 일대는 마치 은빛 호수를 연상케 하며, 왼쪽 저 아래 골짜기에는 동서화합의 상징인 국도같은 88고속도로가 보이고 그 주변에 조그마한 마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정다워 보이는 것이 여느 시골마을이다.
정상 밑으로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KTF의 통신탑을 뒤로하고 우리 선두팀이 중간 중간 부착해 놓은 “누리산악회 大田” 리본의 안내를 받아 운봉읍 매요리 마을을 향해 앞 사람의 등산화 뒷굽을 보며 열심히 땀과의 전쟁을 치르는 중....
회장님께서 후미에 계시다 우리 중간 팀과 합류하여 지난번 산행(백두대간종주시)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로 힘들지 않게 산행하던 중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를 들리니 아! 매요마을에 다 왔구나 ? 하는 생각으로 어느 밭둑길을 내려서니 갑자기 마을이 나타난다. 바로 여기가 전북 남원시 운봉읍 매요리 마을이다.
회장님은 지난번 산행시 이곳 마을회관에서 점심식사를 하셨다면서 마을회관 쪽으로 가시더니.... 아마 노인 분들이 저쪽 휴게소를 안내해 주신 듯..........
우리 중간팀이 매요휴게실(컨데이너 구멍가게)에 도착하니 벌써 선두팀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출발준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또한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
선두팀은 우리에게 들마루자리 및 부회장님의 막걸리 선물까지 주셨다. 땀과의 전쟁 뒤에 먹는 막걸리 한 대접에 할머니가 주신 묵은김치를 안주삼아 먹으니 세상에서 이보다 맛있는 음식이 있을까 ? 또한 주인 할머니의 후하신 인심 과 전라도 사투리는 정감이 넘쳤다. 휴게실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우리는 각자 준비한 점심을 들마루에 쭉 펴놓고 이것 저것 맛나게 먹었고 어느 여자분의 한산 소곡주로 입가심까지 하고 출발준비를 하던 중 여유 만만한 모습의 후미팀이 도착하니, 우리도 후미팀에게 들마루등을 인계한다.
이실재로 향하기 위해 매요마을 뒷산을 조금 오르니 점심을 많이 먹어서 인지 무척 힘이 든다. 다들 아무 말이 없이 열심히 걷기만 한다. 나는 점심 많이먹은 걸 후회하면서, 머리 “팍” 숙이고 여기서도 앞 사람의 등산화 구경으로 여러개의 작은 봉우리를 넘기를 반복하던 하니. 갑자기 차량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건너편으로 88고속도로와 지리산 휴게소 건물이 눈에 들어올 무렵 노란 산수유 꽃이 잠시 우리의 발을 멈추게 한다. 향은 없는 듯 하나 올해처음 만나는 산수유가 아니던가.....
조금 더 내려가니 88고속도로가 말없이 우릴 반긴다. 여기가 이실재 !
고속도로 밑 지하통로를 이용 반대편 697봉을 향해 다시 고도를 높이니, 솔바람에 머리가 잠시 맑아지는 듯하다. 이윽고 697봉이 눈앞에 보일 때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힘이 들게 697봉의 헬기장에 오르니 아래쪽으로 지리산 휴게소가 바로 밑에 있고 옆쪽을 보니 우리가 걸어온 고남산이 저 멀리 있는 것으로 보아 어렵게 왔다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아! 눈앞에 몇 개의 봉우리가 허허벌판이 되어있다. 언젠가 산불로 인해 온통 새까맣게 타버린 나무들이 여기저기 시체처럼 누워있다 이 백두대간능선이 우리 인간들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하여 자연파괴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경고하는 듯 하다.
어렵게 697봉을 넘어 조금 내려가니 새맥이재다. 여기서 복성이재까지는 생각보다 훨씬 멀었다. 그리고 키 큰 산죽과 철쭉이 많아 길도 잘 보이지 않고 나뭇가지에 얼굴도 맞고, 배낭이 자꾸 나뭇가지에 걸려서 쉬운 구간은 아니었다. 아무튼 잡목지대를 헤쳐나오니 갑자기 돌탑이 보인다. 여기가 바로 옛 신라와 백제의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했던 아막산성 !
성은 현재 많이 훼손되어서 예전에 산성이 존재했었던 흔적만이 곳곳에 있으며, 누군가 무너진 돌들을 모아서 쌓아놓은 여러개의 작은 돌탑이 서 있다. 예산을 들여서 복원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산성을 지나 한10여분 내려가니 우리의 버스가 시야에 보인는 것이 아닌가! 한순간에 오늘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이 송두리째 사라지고 빨리 가서 하산주 한잔 먹고 싶다는 생각뿐 아무런 생각이 없다.
이윽고 복성이재에 도착하니 선두팀들이 맛나게 요리하신 김치찌게에 막걸리 한잔, 비록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참여하신 모든 회원님과 함께 하산주를 나눠 마시고, 다음 5월15일 2회차 등산을 기약하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함께 고생하신 회장님, 총무님 그리고 회원님의 무사산행을 감사드리고, 다음산행에도 무사종주를 기원하며....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5.04.18
안 용 진 (산과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