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종주 산행기(제2회차)
(지리산 천왕봉~세석산장 구간)
◐ 일자 : 2005년 05월 15일(일) / 맑음
◐ 소재지 : 경상남도 산청군 일원
◐ 참석인원 : 24명(정회원14명, 준회원10명)
◐ 산행코스
중산리매표소⇒로타리대피소⇒법계사⇒천왕봉⇒제석봉⇒장터
목산장 ⇒연하봉⇒촛대봉⇒세석산장⇒거림매표소
◐ 총 산행거리 / 산행시간 : 16 ㎞ / 약 8시간30분(후미기준)
오늘 역시도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집사람의 안산, 즐산하라는 말을 뒤로하고 산악회 버스로 가는 도중 과연 내가 오늘도 낙오되지 않고 무사히 종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뿐 .......
산악회 버스는 시민회관 등을 경유 대전 나들목을 07시경에 통과하여, 매연 등에 찌든 시내를 빨리 벗어나려는 듯 버스는 씽씽 고속도로를 달리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신록은 아카시아 향기와 어울려 녹색 천지의 세상이다.
5월은 가정의 달 특히 오늘은 석가탄신일 과 스승의 날이 겹쳐서 그런지, 여러 회원님들이 참석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그 어느때 보다 크다.
사실 지리산 천왕봉은, 산을 조금이라도 좋아하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두번 이상은 다녀왔을 것이다. 저 또한 3년 전에 중산리에서 민박 천왕봉, 장터목산장, 중산리로 “원점회귀” 산행 경험이 있다.
이 지리산은 1967년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곳으로 경상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3도 5군 13면에 걸쳐 있으며, 그 둘레는 무려 800리에 달하며, 한라산(1,950m) 다음으로 높은 산(천왕봉1,915m)이다.
드디어 중산리에 도착하니 16인승이상 버스는 매표소앞 주차장까지 진입불가로 인하여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 중산리 매표소까지 포장된 도로를 걸으니, 벌써 이마 및 등에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잠시 천왕봉 쪽을 보니 앞이 캄캄하다 어떻게 저길 올라가지 걱정이 태산이다.
중산리 매표소 주변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 아마 오늘이 석가탄신일인 관계로 법계사 가시는 불자인 듯 한 사람이 너무 많다.
우린 09시40분경에 중산리 매표소를 통과 조금 오르니, 등산로에는
어느새 많은 사람으로 인하여 진행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지만, 왼쪽 계곡의 깨끗한 물이 우리들을 물속으로 유혹하는 듯 힘차게 흐른다.
어느덧 선두(임 부회장님등)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벌써부터 힘에 겨워진다. 배낭속의 스틱을 꺼낼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꺼내어 사용하지만, 아직은 사용이 영 어설프다. 사실 나는 양쪽 스틱사용은 이번이 처음.......
드디어 칼바위 !
이곳에서 장터목으로 가는 길과 법계사로 가는 갈림길, 직진하니 등산로 옆에 칼처럼 생긴 바위가 있다. 전설에 의하면 이성계의 수하 장수가 공격해오는 적장을 내리쳤더니 바위로 변했다는 것. 전설이 정말일까?
칼바위를 조금 지나니 조그마한 출렁다리가 나오고 다리건너에는 많은 사람들이 휴식 및 식수보충에 열심이다. 여기서 부터 본격적으로 급경사가 시작되고 주변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법계사 쪽으로 오르고 있고, 이들 또한 땀을 뻘뻘 흘린다.
그러나 저와 민0란회원님 권0식회원님과의 거리가 조금씩 멀어진다. 앞서 가던 민0란회원님, 권0식회원님이 잠시 쉬면서 저를 기다려 준다. 권0식회원님이 머리띠를 벗어 꽉 짜니 많은 땀이 나오고 역시 힘들어 하신다 하지만 민0란회원님은 아직 멀쩡한 듯 힘이 펄펄하다.
출발 시 점심은 장터목에서 먹자고 했지만, 권0식회원님은 지금 진행시간으로 봐서, 장터목이 아닌 천왕봉에서 점심을 먹어야 한다며, 민0란 회원님에게『천왕봉에서 반찬만 먹고, 장터목산장 가서 밥 먹으면 될 것 아니냐』하며 놀린다.
조금 지나니 회장님께서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 먼저 가라 하신다. 아마 집안의 큰일 후유증 때문에 힘이 많이 드시나 보다.
우리 일행은 이름모를 어느 새의 울음을 음악 삼아 지체된 등산로를 힘겹게 오르던 중 법계사의 목탁과 불경 소리가 조용하게 들린다. 이윽고 법계사 !
법계사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절이 아닌가 싶다. 설악산 봉정암 높이가 1,240m이나, 이곳 법계사는 해발 1,450m위쪽에 있기 때문에...
이 법계사는 신라 진흥왕때 연기조사가 창건했다 한다.
법계사 주변에는 많은 불자와 등산객이 북새통이다. 식수주변에서 권0식 회원님과 잠시 휴식하는데, 민0란 회원님은 도시락 찾으러 먼저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법계사를 비켜 왼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조망 좋은 바위가 나온다. 걸어온 뒷길을 보니 오긴 많이 왔군아 쉽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큰일이다. 여기서 조금 올라가니 철망이 있는 쇠문이 있다. 아마 산불방지기간에는 문을 잠그는 문인 듯 하다. 산불은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한다. 산불은 우리 인간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하여 대부분 발생한다. “자나 깨나 불조심 너도나도 불조심”
여기의 급경사는 장난이 아니다. 힘들게 안부에 서니 철쭉이 드문 드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고, 가문비나무, 전나무가 보이고, 맑은 하늘을 배경삼아 서있는 고사목은 황량한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확실히 천왕봉은 호락호락하지 않는다. 이젠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쳐간다. 이때쯤 천왕샘이 시야에 들어온다.
천왕샘에는 많은 등산객이 물을 마시고 또는 물통에 물을 채우고 있다. 이곳 물맛이 이 세상에서 가장 맛 있는 물인 듯 맛이 짱 이다. 이 천왕샘은 가뭄이 들거나 날씨가 추우면 샘물이 나오지 않는다 한다.
천왕샘 에서 정상까지는 거의 직벽 수준이라 숨이 콱콱 막히고 입에서는 단내가 난다. 손까지 발 삼아 기여서 힘겹게 오르니 오늘의 주인공 “천왕봉(天王峰)” 이다.
이미 천왕봉엔 많은 등산객이 모여 있고 사진들 찍느라 난리다. 중산리 매표소를 출발한지 약 3시간이 지났다. 동으로는 중봉과 써레봉, 동남으로는 출발지인 중산리가 보이고, 그 너머로 진주로 가는 국도가 보인다. 남으로는 섬진강의 푸른 강줄기가 보이며, 서쪽에는 길게 뻗어나간 우리가 앞으로 가야할 백두대간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며, 북쪽으로는 멀리 덕유산이 아련히 보인다. 나는 잠시 마음속으로 전 회원이 백두대간을 무사히 종주할 수 있도록 빌어본다.
천왕봉에서 장터목 쪽을 보니 선두팀 및 총무님, 민0란 회원님 등이 손짓 하여 내려가니 이미 선두팀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장터목 쪽으로 진행한다. 이곳 주변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식사에 다들 분주하다. 총무님은 식사도 안하고 정상에서 회원님을 맞이하려고 기다린다. 먼저 오신 임0순님, 박0근님, 민0란 회원님과 함께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맛나는 식사 중 회장님, 조0기 회원님, 윤0근회원님, 권0식 회원님 등이 정상에 드디어 모습을 나타낸다. 이젠 후미 팀만 오면 된다.
점심 식사 후 천왕봉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몇장 찰칵, 찰칵.......
이때쯤 마지막 후미팀이 정상에 도착, 자리를 다음 팀에게 인계하고,
우리는(권0식 회원님, 민0란 회원님, 임0순님, 박0근님)먼저 장터목을 향하여 출발한다.
잠시 후 천연 암굴로 이루어진 “통천문(通天門)” ! 이곳은 옛날부터 부정한 사람은 출입을 못하고, 신선들도 통천문을 통하지 않고는 하늘에 오르지 못한다는 속설도 있다. 옛날에는 통천문을 어떻게 통과하였을까 ? 그 당시에도 나무 사다리가 있었나 ? 아무튼 철 계단을 지나는데 무척 시원한 바람이 분다.
갑자기 고사목 지대가 눈앞에 다가 온다. 여기가 제석봉 !
이곳 제석봉의 고사목은 예전에 도벌꾼들이 도벌을 감추기 위해 불을 질러다고 한다. 죽어서 천년, 살아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들이 늠름하게 서 있다.
장터목에서 잠시 휴식, 권0식 회원님이 먼저 출발하라 한다. 권0식 회윈님은 전번에 다친 다리통증으로 걷기가 좀 불편한가 보다. 우리는 연하봉을 지나 촛대봉 바로 전에서 잠시 휴식하며 배낭에 있는 먹을거리를 모두 꺼내 가방을 비우고 막바지 힘을 낸다. 드디어 촛대봉 !
왼쪽 출입금지 구간을 넘어 우뚝솟은 바위로 간다. 여기서 세석산장 쪽을 보니 아주 넓은 밭에 철쭉을 군데 군데 심어놓은 것 갔고, 멀리 반야봉이 여성의 둔부의 형상을하고 있다.
총무님등과 멋진 배경으로 박0근님의 디카로 여러장의 사진을 찍고 세석산장으로 향하는데, 토사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돌계단이 깔려있는 길을 가니 세석산장에 도착한다. 장터목산장 및 이곳 세석산장도 현대식으로 잘 지어졌다.
오늘 백두대간의 산행 일정은 여기 까지다.
제3차 백두대간은 6월19일 백무동에서 출발 이곳 세석산장에서 성산재 까지 간다고 한다.
거림골로 하산하는 길은 산장 밑 샘 방향으로 내려가야 한다. 거림골의 하산로도 만만치가 않다. 중간 중간 너덜지역이라, 생각했던 것 보다 거친 길이다. 도중에 깨끗한 지리산 계곡물에 발도 씻고, 자연 노천탕에서 아무도 몰래 거시기도 했다.그런데 물이 차가워서 무지하게 춥다.
거림골에 무사하게 도착 하니 17시40분. 하지만 선두팀(임부회장님, 한대장님, 고0규 회원님)은 15시20분경에 도착했다 한다. 정말 대단하시다 !
오늘 뒤풀이는 양0순 회원님이 준비하신 수육과 묵은김치, 겉절이김치에 막걸리, 소주를 번갈아 먹으니, 오늘 하루 힘들었던 기억이 순간에 사라진다.
회원님 여러분 !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백두대간 2차 종주를 마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총무님을 비롯 임원 여러분! 오늘도 안전산행을 위해 고생하셨습니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5년 5월 16일
안 용 진 〈산과숲〉씀
'백두대간(完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백두대간 제6회차(삿갓골재~신풍령)산행기(`05.9.4) (0) | 2009.05.23 |
---|---|
[스크랩] 백두대간 제5회차(육십령~삿갓골재)산행기(`05.8.21) (0) | 2009.05.23 |
[스크랩] 백두대간 제4회차(성삼재~여원재)땜방산행기(`05.8.26) (0) | 2009.05.23 |
[스크랩] 백두대간 제3회차(세석산장~성삼재)산행기(`05.6.19) (0) | 2009.05.20 |
[스크랩] 백두대간 제1회차(여원재~복성이재)산행기(`05.4.17) (0) | 2009.05.20 |